남북을 연결하는 길로 지선이라 부르고 있지만 문명 교류와 교역에서 중요한 일익을 담당하였으며, 그 노선 또한 대단히 복잡하다. 중세에 있어서의 남북로는 다음과 같은 5개로 나눌 있다.

마역로
남북로의 동쪽에 있는 길로 초원로의 동쪽 끝인 막북의 오르혼 유역에서 카라코룸을 지나 장안이나 유주와 연결된다. 여기에서 다시 화남을 그대로 뻗어 항주나 광주에 닿아서 바닷길과 접한다. 북방 유목민족과 ()민족 간의 동아시아 쟁탈을 위한 싸움길이였다.

라마로
북쪽 끝은 준가리아(Dzungaria) 분지에서 시작해서 고창 서부부 투르판(Turfan) 타림 분지 동편에 있는 자루기루꾸(러잔) 지나 티벳의 라사를 거쳐 히말라야 산록을 따라 북인도의 시킴에 이른 다시 남하해 인도 갠지스 강 어구에 있는 디무라리프데까지 이어진다.

이길은 기원후 5세기부터 토욕혼에 의해 이용되다가 7~9세기부터는 티벳이 일대를 장악하게 되었다. 당과 티벳간의 화친 관계가 유지되는 동안에는 당의 사신이나 구법승들이 이길을 따라 인도에 내왕하였다. 준가리아 분지에서 통일제국을 이룩한 타타르가 길을 따라 티벳과 중국 서북 지방을 공략하기도 하였다. 길을 따라 티벳에서 발생한 라마교가 북상하여 멀리 몽골에까지 전파되었다.

불타로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에서 출발하여 타슈켄트와 사마르칸드를 거쳐 동서남북 십자로상에 위치한 아프가니스탄 북부의 발흐(Balkh) 페샤와르(Peshawar, Gandhara) 지나 인더스 강 유역을 따라 중인도 서해안의 바루가자(현재 Surat)까지 줄곧 남하하는 길이다. 길은 동서남북 교통로의 중심 교차점에 자리하고 있어 동서문명교류와 교역에서 중요한 역할을 감당하였다.

기원전 2000년에 아리안인들을 비롯해 후세의 알렉산더나 티무르 등의 외래 민족의 대인도 침략이 길을 통하여 이루어졌다. 불교는 길을 따라 북상한 다음 중앙 아시아를 거쳐 동방에 전파되었으며, 법현, 현장 같은 많은 수법승이 길로 천축(인도)에가서 수도하였다.
 
메소포타미아로
흑해와 카스피 해 중간지대에 있는 카프카즈(Kavkaz 일명 Caucasus) 북부를 기점으로 하여 트빌리시(Tbilishi) 타브리즈(Tabriz) 경유해 티그리스 강과 유프라테스 강 유역을 따라 펼쳐진 메소포타미아를 관통한 페르시아 만의 바스라(Bastah) 항까지 이르는 길이다. 일찍이 메소포타미아 문명이 개화한 지대를 지나는 길은 고대 문명 전파에 크게 기여하였다.

호박로
북방의 발트 해에서 시작해 모스크바와 키예프를 거쳐 유럽과 아시아 대륙의 접지인 콘스탄티노플과 에페수스(에베소, Ephesus) 지나 지중해 연안을 따라 이집트 알렉산드리아까지 남하하는 길이다. 길은 페니키아 시대부터 중요한 호박의 무역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