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쿠(俳句)는 17자로 된 일본의 짧은 정형시로 와카(和歌)와 함께 일본 시가문학의 주요 장르다. 대개 첫째 줄 5자, 둘째 줄 7자, 셋째 줄 5자이다. 전통적 하이쿠는 계절을 상징하는 계어(季語)가 있다.
또 짧은 시를 여운 없이 읽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기레지(切字)를 넣어 끊어줌으로써 영탄이나 여운을 준다. 예컨대 ∼や(∼이여) ∼かな(∼로다) ∼けり(∼구나)와 같은 것이다. 하이쿠에서 기레지는 짧은 시의 공간을 확장하는 역할을 한다.
하이쿠라는 용어는 바쇼가 죽은 뒤 생겼지만, 언어 유희에 가까운 하이쿠를 예술로 완성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바쇼는 여행지였던 오사카에서 51세의 나이로 죽음을 맞는다.
마츠오 바쇼(1644년∼1694년)
1644년 지금의 미에 현 우에노 시에서 태어났다. 13세 때 아버지를 여의고, 19세에 도도번 이가부의 사무라이 대장 신시치로가에 출사했다. 도도가의 상속자였던 요시타다의 총애를 받으며 무사의 길을 걸었다.
그러나 바쇼가 23세 때 요시타다가 요절함으로써 무사의 길이 막혔다. 이후 고향 이가우에노를 떠났다. 30세부터 37세까지 에도(지금의 도쿄)에서 생활했고, 37세부터 에도의 후카가와에서 은둔 생활했다. 41세 되던 1684년부터 은둔생활을 벗고 여행을 떠났다. 1694년 여행지였던 오사카에서 51세로 사망했다.
그는 일본에서 가장 사랑받는 하이쿠 시인이며 하이쿠를 문학의 한 장르로 완성시킨 인물이다. 하이쿠라는 용어는 바쇼가 죽고 한참 후에 생겼지만 그는 일본 하이쿠를 완성한 사람으로 평가받는다.
바쇼가 살았던 시대는 1603년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지금의 도쿄에 '에도 바쿠후'를 세우고 40여년이 흐른 뒤였다. 도쿠가와 바쿠후 3대부터 5대에 이르는 쇼군(장군)들이 통치하던 시기였다.
그러니까 바쿠후 초창기 혼란이 진정되고 도시를 중심으로 시민 계급인 조닌들의 문화가 꽃피기 시작한 즈음이었다. 그럼에도 바쇼는 도시를 멀리하고 변방을 여행하면서 하이쿠 문예를 완성해갔다. 현대 일본인에게 바쇼는 하이쿠 여행으로 평생을 일관한 사람, 속세를 초월한 여행 시인으로 각인돼 있다.
바쇼는 37세 되던 1680년 에도(지금의 도쿄)에서 문하생을 가르치던 일을 접고 은둔생활을 시작했다. 그리고 41세 때부터 여행을 시작해 51세에 오사카에서 죽을 때까지 방랑생활을 했다. 그는 일본 동북부 지방을 몇달씩 여행하며 방랑일지를 기록하고 2천편에 이르는 하이쿠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