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력성이란 단어는 물건이 얼마나 톡톡 튀는지 그 정도를 나타내는 말이다. 물리학에서 사용했던 개념을 경제학이 차용한 것인데 경제학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탄력성 중 하나는 바로 수요의 가격탄력성이다.
수요의 가격탄력성이라고 하면 말 그대로 가격이 변할 때 수요가 얼마나 탄력적으로 변하는지 그 정도를 나타내는 말이다. 수요가 탄력적이라면 가격이 변할 때 수요가 크게 변한다. 즉, 가격이 오르면 수요가 크게 줄고 가격이 떨어지면 수요가 크게 증가하는 경우를 탄력적이라고 한다. 그 반대로 비탄력적이라면 가격이 변해도 수요가 크게 변하지 않는 경우를 말한다.
경제학자들은 어느 정도가 탄력적이고 어느 정도가 비탄력적인지 기준을 세웠다. 그 기준에 의하면, 가격이 변한 정도를 퍼센트(%)로 나타냈을 때 수요가 더 크게 변하면 탄력적이라고 정의했다.
예를 들면, 어떤 물건의 가격이 10% 인상됐을 때 그 물건에 대한 수요가 10% 이상 하락하게 되면 이 물건에 대한 수요는 탄력적이라고 얘기한다. 물론 가격이 10% 하락했을 때 수요가 10% 이상 증가해도 탄력적이다. 반대로 가격이 변한 정도에 비해 수요가 작게 변한다면 비탄력적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탄력성이란 개념이 왜 일상생활에서 중요할까? 가장 쉬운 예가 가격책정 기준을 세우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내가 삼겹살집 주인인데 1인분에 1만원 받는 삼겹살을 이젠 1만 1천원으로 인상하고 싶다고 하자.
만약 삼겹살에 대한 수요가 탄력적이라면 가격이 1만원에서 1만 1천원으로 10% 인상될 경우 수요는 10% 이상 떨어져 총매출은 줄어들 것이다. 반대로 삼겹살 수요가 비탄력적이라면 총매출은 증가할 것이다.
따라서 수요가 탄력적인지 비탄력적인지에 따라 가격책정이 달라질 수 있다. 기본적으로 생필품들은 가격이 올라도 계속 소비를 해야 하기 때문에 수요는 크게 줄지 않는다. 따라서 생필품에 대한 수요는 비탄력적이다. 반대로 사치재의 탄력성은 생필품들에 비해 높은 편이다.
이제 우리 주변에서 탄력성 원리를 활용한 예를 살펴보자. 백화점에 가면 왜 항상 여성복은 2층에 있고 남성복은 4, 5층에 있을까? 단순히 여성에 대한 배려만 숨어있는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여성들은 가격에 민감하기 때문에 조금 비싸다고 생각하면 구매하지 않는다. 접근성이 떨어져도 마찬가지다.
반면 남성들은 대부분 이미 구입을 할 작정으로 백화점에 온다. 따라서 여성복의 가격탄력성이 남성복보다 높은 것이다. 또한 접근이 불편해지면 수요가 줄어드는 정도로 정의할 수 있는 수요의 접근탄력성도 여성복이 높은 것이다. 그래서 남성들은 조금 불편한 고층에 매장이 있어도 큰 문제가 없고 여성들에게는 접근이 편리한 저층부를 제공해 쉽게 가격을 비교하고 자주 들르도록 만드는 것이다.
한편, 가격탄력성은 물건의 종류뿐만 아니라 사람에 따라서도 차이를 보인다. 일부 소비자들은 가격변화에 덜 민감한 반면, 상당히 민감한 소비자도 있는 것이다. 즉, 가격탄력성이 높아서 가격이 조금만 높다고 생각하면 구매하지 않는 사람도 있는 것이다.
만약 이런 사람들의 지갑까지도 열 수 있다면 매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런 탄력성의 차이를 활용한 것이 바로 백화점 세일이다. 최근엔 세일이 다소 지나친 감도 없지는 않지만 가격이 조금만 내려가도 물건을 살 사람들을 불러 모으는 방법으로는 세일이 단연 으뜸이다. 대
표적인 예는 흑자를 의미하는 검정 잉크(black ink)에서 유래한 미국의 블랙 프라이데이(Black Friday)이다. 11월 넷째 목요일인 추수감사절 바로 다음 금요일에 대형세일을 통해 흑자를 키우는 블랙 프라이데이는 가격탄력성이 높은 소비자를 불러 모으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