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나트는 증발량이 극심한 건조 지역에서 수분 증발을 최대한 억제할 수 있도록 고안된 특수한 억제할 수 있도록 고안된 특수한 형태를 띤 지하 관개 수로로, 산록 선상지의 지하수를 지하 수로를 따라 흐르게 하여 저지대에서 관개 용수 및 생활 용수로 이용하는 관개 시설이다. 가뭄이 심할 때는 '어반바르'라는 물 저장 창고에저장해 두었다가 사용하기도 했다.
건조 지역에서 산록 선상지의 지하수층에 길이 20~30m의 원우물을 파고 그 곳에서 솟아오르는 지하수를 긴 수평식 지하 수로(수로 기울기 :1/1,000~1/3,000)를 통해 수 ㎞에서 수십 ㎞ 떨어진 취락이나 경지까지 연결해 필요한 곳에서 지표로 끌어올리게 되어 있다.
카나트는 주로 지하수가 지표면에 근접한 충적토에 높이 1.2m, 폭 0.8m 정도의 터널을 뚫는데, 충적토는 구조적으로 취약하여 터널이 무너지기 쉬우므로 터널 둘레에 다진 진흙을 발라 함몰되는 것을 막는다.
이와 같이 정교한 관개 시설인 카나트는 이란을 비롯하여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시리아,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 등 강수량이 극히 적은 서남 아시아의 내륙에서 일찍부터 발달하였으며, 중앙 아시아와 중국의 서부 지역에 이르기까지 분포한다.
카나트가 언제부터 있었는지 정확한 기록은 없으나 사산조 시대(224-641)에 이미 이란 지역에서 방대하게 이용되고 있었다. 카나트를 만드는 방식도 상당히 흥미롭다. 산과 강이 전혀 없는 곳에서는 높은 언덕에 깊숙히 우물을 판다. 몇 미터 떨어진 아래쪽에 또 우물을 판다. 그 아래에도 우물을 판다.
이런식으로 아주 높은 곳에서 평지까지 혹은 물을 댈 농토까지 우물을 판다. 이러한 우물이 수십 개가 될 수도 있고 수백 개가 될 수도 있다. 그 다음 우물과 우물을 연결하는 굴을 판다. 이 굴은 수로가 되고 우물에 모인 물은 흘러 흘러 사막을 관통한다. 가장 깊은 우물은 땅속으로 10여미터나 들어가는 경우도 있다. 지상에서는 구멍만 보이지만 지하에는 수로가 생기는 것이다.
다른 지역에서도 이런 식으로 강물을 끌어 오거나 산에서 흘러 내리는 물을 모아 농업 용수로 사용했다. 카나트는 한사람이 들어갈 정도로 넓직하다. 예전에는 카나트가 막히지 않도록 주기적으로 망태기에 흙을 담아내는 천한 직업도 있었다. 다른 중동 국가에서는 우물 입구가 모래로 막히지 않도록 조개껍데기를 박아 놓기도 했다. 지금도 이란에는 카나트를 이용해 농사를 짓는 지역이 있다.
과거에는 카나트가 지나는 땅의 주인이나 지방의 호족들은 카나트를 관리하며 그 지방의 유지가 되었다. 카나트로 인해 수확량이 늘어나고 따르는 무리들이 많아지고 카나트를 무기화 함으로 간혹 정치 세력으로 발전하기도 했다. 물을 잘 다스리는 자가 천하를 다스린다는 말은 농경문화에만 국한된 것도 아니요, 동서양을 막론하고 진리인 것 같다.
카나트가 지나는 곳은 수십개의 우물 구멍으로 인해 멀리서 보면 벌집같기도 하고 사막한가운데 핀 검붉은 꽃처럼 보이기도 한다. 원시적인 것 같기도 하지만 환경 제약을 가장 자연 친화적 방법으로 뛰어넘은 인간 지혜의 걸작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