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는 상고 시대부터 사마천이 살던 한 무제까지의 중국 역사를 다룬다. 여기에는 중국이 사이(四夷)라고 불렀던 주변 이민족의 역사가 포함되어 있다. 이 책은 중국 역사의 전범으로 일컬어지며 중국뿐 아니라 한국, 일본 등 동아시아 역사책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쳤다.
사기는 본기 12편, 표 10편, 서 8편, 세가 30편, 열전 70편 등 총 130편 약 52만 6500자로 이루어져 있다. 본기(本記)는 고대 전설 상의 오제부터 한나라 무제까지 천하에 권력을 행사하던 왕조나 군주들의 사적을 기록한 것이다. 대체로 왕조를 기준으로 하며 시대순으로 12편을 배열하였다.
표(表)는 사기가 다루고 있는 시공간을 재구성하여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것으로 세표, 연표, 월표로 이루어져 있다. 서(書)는 사회제도에 주목하여 이상과 현실, 변혁과 민생 문제 등을 보여주는 전문적 논술이다. 즉 정치, 사회, 문화, 과학 등과 같은 전장을 기록하고 있어 문화사나 제도사의 성격을 갖는다.
세가(世家)는 제왕보다 낮은 위치인 봉건 제후들의 나라별 역사를 다루고 있다. 제후들외에 황제의 친척과 공훈을 세운 신하들이 포함되어 있다. 공자와 왕으로 칭한 지 여섯 달만에 망한 진섭이 포함되어 있는 점이 이채롭다.
열전(列傳)은 제왕과 제후들을 위해 일한 인물들의 전기를 수록하고 있으며, 때로 계급을 초월하여 기상천외의 인물들을 포진하고 있기도 하다. 각양 각층의 인물들의 삶이나 그들과 관련된 사건들을 서술하고 평가하여 사마천의 역사의식이 가장 잘 드러나는 부분이다.
사기 이전의 중국 역사서들은 매년 매달 매일의 역사적 사건들을 연대순으로 기록하는 방식을 취했으니, 춘추나 시경 등 거의 모든 역사서가 유사한 방식으로 구성되었다. 동양 역사서의 세 가지 편찬 체제인 편년체, 기사본말체, 기전체 가운데 기전체의 효시가 바로 사기이다.
기전체는 본기와 열전을 중심으로 구성되는데, 먼저 제왕의 언행과 행적을 중심으로 당시의 정치, 경제, 문화, 외교 등 중요한 사건을 시대순으로 서술하고,제왕이나 제후를 보좌한 개인들의 이야기를 서술하는 구성 방식을 취하고 있다. 사마천은 자신이 기술하고자 하는 시대의 사회의 구조와 그 내부의 발전상, 인물과 사건 및 제도 등 그 사회가 가진 제반 현실에 역사적 해석을 부여하고자 했다.
그래서 사마천은 통사를 쓰면서도 자신의 시대인 한 대(漢代)를 다루었던 것이다.사마천은 사료 해석에 충실하면서도, 역사의 발전 흐름과 사물의 본질을 통찰하는 날카로운 안목을 보여 주었기에 이 책이 오늘날까지도 지혜로운 삶의 지침서로서 왕성한 생명력을 지니고 있다고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