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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사전) 카나[Cana]
(한줄요약) (성경 속 도시) 예수님의 포도주 기적이 일어난 갈릴래아 지방 작은 마을.
오늘날 나자렛에서 북동쪽 6㎞ 떨어진 갈릴래아 지방 작은 마을 '케페르 카나'를 이르는 말로 예수께서 첫 기적을 행한 바로 그 '카나'를 말한다. 가톨릭교회와 동방교회의 '혼인잔치기념성당'이 있는 곳도 바로 케페르 카나이다.

가톨릭성당은 작은형제회 예루살렘 성지 관구가 세운 것으로 성 프란치스코회 수도자들은 카나 유적지를 보존하려고 1641년부터 노력했으나 거의 200년이 지난 1879년 다마스쿠스 통치자의 도움으로 겨우 획득했다. 이미 동방정교회에서는 1566년 카나에 혼인잔치기념성당을 건립했다.

이 시기 작은형제회 수도자들은 폐허가 된 유적지 근처에 있는 아랍인 집에 살고 있었다. 작은형제회 예루살렘 성지 관구는 1881년 이곳에 성당을 봉헌했고, 1901년 보수, 현재의 성당 정면을 만들었다.

1997년 가을에는 대대적인 고고학 발굴 작업을 시행해 초세기 유다인 회당과 그리스도인 무덤, 5세기경 아람어 모자이크 등을 찾아냈다. 오늘날 성당은 대희년을 맞아 2000년에 아랍인 본당과 혼인잔치기념성당으로 재건축됐다.

카나는 히브리어로 '갈대'라는 의미를 지닌다. 보통 이스라엘 사람들은 카나라고 하면 두세 군데 지역을 지칭한다. 하나는 레바논 지역에 있고 나머진 오늘날 요한 복음에서 언급하고 있는 카나인데 같은 지명이 두 곳에 있다. 하나는 키르벳 카나로 나자렛에서 약 13km 떨어진 외딴 언덕 꼭대기에 현재는 폐허로 남아 있는 장소이다.

이곳에서 무덤과 지하 유골 안치소 등 중세기의 흔적들이 발굴되었다. 다른 하나는 카파르 카나로 나자렛에서 북동쪽으로 6km 떨어진 갈릴래아 호수 티베리아로 내려가는 지방도로 변에 있는 현재는 작지 않은 규모의 지방 도시이다.

요한 복음에 나오는 카나가 어디인가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있지만 17세기에 가톨릭은 카파르 카나를 공식 성지로 인정했다. 그래서 이곳을 가톨릭 교회와 그리스 정교회가 요한 복음에 나오는 카나로 믿고 있다.

이곳에는 로마ㆍ비잔틴 시대(약 1000~2000년 전)에 큰 유다 지역사회가 존재했다. 한때는 주민들 대개가 그리스도교인이었지만 오늘날 이곳 카나 주민들은 대부분 무슬림이다. 카나 마을의 중심지에는 고대 빌딩과 매장 동굴의 유적들이 몇 개 있다. 이 마을에서 가장 중요한 유적은 예수님의 포도주 기적을 기념해 건립한 가톨릭 성당이다.

프란치스코회 수도자들이 세운 카나의 첫 기적 기념 성당은 마을 중심에 있다. 이 마을의 서쪽에서 로마인 무덤과 함께 우물이 발견됐다. 프란치스코회 수도자들은 1641년부터 이 유적지를 사려고 노력했으나 거의 200년이 지나서야 겨우 소유할 수 있었다.

1997년 가을에 성당을 보수하면서 대대적인 고고학 발굴 작업이 실시되었는데 초세기 유다교 시나고그와 그리스도인 무덤 그리고 5세기경의 아람어 모자이크 등이 발굴되기도 했다. 성경에서 보면 갈릴래아 카나에서 혼인 잔치가 있었는데 예수님의 어머니도 거기에 계셨다.

중간에 포도주가 떨어지자 예수님의 어머니가 예수님께 "포도주가 없다"고 하소연한다. 결국 일꾼들에게 물독에 물을 채우게 해 물을 포도주로 변화시키는 기적을 행하셨다(요한 2 1-12). 이처럼 카나가 성경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은 예수님께서 혼인 잔치에 참여해 첫 기적을 행하신 장소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예수님께서는 처음으로 갈릴래아 카나에서 표징을 일으키시어 당신의 영광을 드러내셨다. 그리하여 제자들은 예수님을 믿게 되었다"(요한 2 11).

성경 속 카나가 중요한 것은 예수님의 열두 제자 중 하나인 나타나엘의 고향이기도 하다. "시몬 베드로와 '쌍둥이'라고 불리는 토마스 갈릴래아 카나 출신 나타나엘과 제베대오의 아들들 그리고 그분의 다른 두 제자가 함께 있었다"(요한 21 2).

이곳 카나 기적 기념 성당은 매년 많은 성지 순례객들이 찾는 장소다. 이곳에서 결혼식을 하면 행복하게 산다고 해 많은 신혼부부가 이곳에서 결혼식을 거행하고 있다. 또 혼인 갱신식을 하는 전통이 발달해서 순례객 중 부부들은 혼인 갱신식을 하기도 하는데 한국어로 된 혼인 예식서가 비치돼 있기도 하다.

마을 중심의 교회 거리가 재개발되면서 신앙 중심지로 연결하는 산책로가 만들어졌다. 순례객들은 광장과 산책로를 따라 기도와 묵상을 하며 현대식 여행의 편의와 신앙적 경험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

혼인잔치 묵상
포도주는 잔치의 표현이다. 유다인들은 안식일과 파스카 축제의식, 혼인잔치 때 반드시 포도주를 마신다. 또한 포도주는 하느님께서 인류와 함께 벌이실 궁극의 잔치, 이스라엘이 기대하던 그 잔치가 어떠한 것인가를 짐작하게 해준다. "만군의 주님께서는 이(시온) 산 위에서 모든 민족들을 위하여 살진 음식과 잘 익은 술로 잔치를, 살지고 기름진 음식과 잘 익고 잘 거른 술로 잔치를 베푸시리라"(이사 25,6).

복음서에서 새 포도주 선물의 의미는 카나 혼인잔치 이야기(요한 2,1-12)에서 중심 주제로 펼쳐진다. 요한복음 저자는 이 이야기를 '사흘째 되는 날'로 시작한다. 언제부터 따져서 사흘째 날에 카나 혼인잔치가 있었는지 알 수 없지만 성경에서 '사흘째 날'은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먼저 하느님께서 시나이산에서 사흘째 날 아침에 인간에게 나타나셨다(탈출 19,16-18). 또 예수께서 죽으시어 무덤에 묻히신 지 사흘째 날 부활하셨다. 사흘째 되는 날 카나의 혼인잔치에서 예수님의 첫 기적이 행해진 것은 하느님의 자기현시가 처음으로 실현됐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카나의 혼인잔치에서 예수님은 어머니 마리아의 요청을 받아들여 아직 당신 때가 오지 않았는데도 그 때를 앞당겨 하느님과 온 인류가 함께할 혼인잔치를 보여주셨다. 이 혼인잔치는 미사 성찬례를 통해 똑같은 일이 계속 새롭게 일어나고 있다.

전임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카나의 넉넉함은 인류와 하느님의 잔치가 시작됐고, 하느님이 당신 자신을 선사하기 시작했다는 표징이다"며 "이 혼인잔치는 기적 그 자체를 뛰어넘어 하나의 상징으로서 메시아 시대를 가리킨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느님이 당신 백성과 벌이시는 혼인잔치의 시간이 예수의 오심과 함께 이미 시작됐고, 세말에 실현될 약속이 지금이라는 시간 안으로 들어온 것"이라고 풀이했다(「나자렛 예수」 1권 357-420쪽 참고).

혼인잔치기념성당
카나는 예수의 첫 번째 기적뿐 아니라 죽기 직전인 왕실 관리의 아들을 고쳐주는 두 번째 기적도 행한 장소이다(요한 4,46-54). 카나는 또한 '나타나엘'이라고도 불리는 바르톨로메오 사도의 고향(요한 21,2)이기도 하다.

종말에 하느님과 인류가 함께할 혼인잔치를 미리 보여준 카나의 정확한 지리적 위치는 알려지지 않았다. 요한복음서는 '갈릴래아 지방 카나'(요한 2,1;4,46)라고 명시함으로써 페니키아 지방 티로의 남쪽에 위치한 카나(여호 19,28)와 구별 짓는다. 이어 예수께서 혼인잔치를 마치고 '카파르나움으로 내려가셨다'(요한 2,12)고 기록함으로써 카나가 갈릴래아 호수 서편 어느 산악지대나 언덕배기에 위치한 곳임을 암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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