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5년 말 호주의 어느 시사잡지는 파푸아뉴기니 원주민들의 새로운 풍습을 ‘카고컬트(Cargo-Cult)’라고 명명했다. ‘화물 숭배’쯤 되는 말이다. 그 후 카고 컬트란 신조어는 외부에서 온 제도나 물건들을 이유도 모른 채 무작정 모방하는 원시부족의 의식(儀式)과 행태를 일컫는 학술용어로 정착됐다. 카고컬트는 나중에 ‘사이비 과학’이나 ‘모조품’을 지칭하는 용어로까지 진화했다.
자세히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남태평양 원시부족들 사이에는 기이한 풍습이 나타났다. 미군이 건설했던 보급기지를 본떠 어설프게 활주로를 만들고 얼기설기 관제탑도 세웠다. 야자열매 헬멧을 쓰고 나무막대기 소총을 든 채 활주로를 따라 순찰을 돌았다. 이유는 단순했다.
원주민들은 미군처럼 활주로를 만들면 보급품을 가득 실은 비행기들이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이들의 간절한 기원에도 불구하고 보급품 상자는 더 이상 하늘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선후관계를 인과관계로 혼동했던 오류 때문이다. 파푸아뉴기니 원주민의 미군 비행기에 대한 기다림은 일종의 신앙으로까지 발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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