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결 원리에서 중요한 문제로 등장하는 것은 다수의 의견이 언제나 합리적이고 정당할 수 있는가다. 뛰어난 다수자의 의견이 어리석은 소수자의 의견보다는 정당할 것이라는 점은 쉽게 상상될 수 있다.
하지만 불합리하고 잘못된 의견이 다수자에 의해서 지지를 받는 대신, 합리적이고 올바른 의견이 소수의 의견으로서 배척받게 될 경우에 민주정치는 중우정치로 타락하게 된다. 따라서 다수결에 있어서 다수와 소수는 상대적인 양에 관한 것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진리성과는 직접적으로 관계가 없다.
다수결은 '현재'라는 조건 하에서 어떤 결론에 동의하는 사람이 비교적 많다는 의미이며, 이것을 잘못 이해하면 다수는 항상 정당하다고 보는 '다수의 횡포'나 오직 수에만 의존하는 '폭도에 의한 지배'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다수결의 본질은 단순한 '수의 지배'나 '힘의 지배'가 아니며, 자유로운 토론을 통한 '이성의 지배'이다. 다수결은 개개인의 의견이 상대적일 수밖에 없음을 승인함으로써 상호의견교류의 장을 만들어 준다.
또한 그 장에서 수많은 의견들이 토론과 타협을 통해 구체적인 방책으로 조정된다. 이 경우 다수파의 존재는 항상 소수파의 존재를 전제로 해서 성립하게 되며 다수파의 권리도 소수파의 권리를 전제로 해서 확보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소수의 의견을 존중할 때 비로소 다수의 의견도 하나의 결론이 되기에 알맞은 충분한 근거를 갖게 된다.